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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농구

계약 규모의 차이

제일런 듀렌의 연장계약 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2025/26시즌 듀렌은 정규시즌 평균 19.5득점 10.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디트로이트 피스톤스의 핵심 센터로 자리 잡았다. 디트로이트는 정규시즌 62승 20패를 기록하며 동부 콘퍼런스 1위를 차지했고, 듀렌 역시 데뷔 후 처음으로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개인적으로도 가장 좋은 시즌을 보냈다. 여기에 올-NBA 명단까지 이름을 올리면서 계약 가치도 크게 올라갔다. NBA에서 센터는 골밑에서 득점과 리바운드를 책임지는 동시에 수비에서도 상대 공격을 막아내야 하는 포지션이다. 듀렌은 어린 나이에도 이 역할을 꾸준히 수행하며 팀의 정규시즌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현행 CBA 규정에 따라 올-NBA 선정 선수에게는 '디자이너티드 플레이어 익스텐션' 자격이 주어지며, 듀렌은 최대 5년 2억 8,710만 달러 규모의 연장계약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첫해 연봉은 약 4,950만 달러, 마지막 해에는 6,530만 달러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는 대형 계약이다. 문제는 디트로이트가 제시한 조건이다. 현재 알려진 구단 제안은 4년 1억 6,000만 달러 수준으로, 최대 계약과 비교하면 무려 1억 2,710만 달러의 차이가 발생한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1,76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물론 구단 입장에서는 장기적인 샐러리 구조와 선수의 실제 가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22세의 젊은 선수가 팀의 동부 1위 시즌을 이끌고 올-NBA까지 선정된 직후라는 점을 생각하면, 두 계약 사이의 큰 차이가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플레이오프 성적 하락

디트로이트가 듀렌에게 최대 규모의 계약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플레이오프 경기력이 꼽힌다. 듀렌은 정규시즌에서 평균 19.5득점과 10.5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플레이오프 14경기에서는 평균 10.2득점 8.5리바운드 2.1어시스트 1.2블록으로 기록이 크게 떨어졌다. 정규시즌과 비교하면 득점은 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고, 골밑에서 보여주던 영향력도 상대적으로 줄었다. 디트로이트는 1라운드에서 올랜도 매직과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고, 2라운드에서는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맞붙어 3승 4패로 탈락했다. 특히 플레이오프처럼 상대팀이 특정 선수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수비 전술을 바꾸는 무대에서는 정규시즌보다 공격 선택지가 줄어들 수 있다. 듀렌 역시 상대 수비가 골밑과 트랜지션 상황을 집중적으로 견제하면서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팀이 정규시즌 동부 1위를 차지했던 만큼 플레이오프에서의 기대치도 높았기 때문에 부진이 더욱 크게 느껴진 부분이다. 다만 구단이 14경기의 성적만으로 선수의 전체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별개의 문제다. 듀렌은 시즌 전체 82경기에서 꾸준히 생산성을 보여줬고, 아직 22세라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도 상당하다. 결국 디트로이트는 현재의 플레이오프 성적을 중시할지, 아니면 정규시즌 활약과 나이를 고려해 장기적인 가치를 인정할지를 놓고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톰슨 계약도 변수

계약 협상이 복잡해진 배경에는 어사르 톰슨의 연장계약도 자리하고 있다. 디트로이트는 케이드 커닝햄을 중심으로 팀의 장기적인 전력을 구성하고 있으며, 여기에 톰슨 역시 핵심 자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구단은 톰슨에게 5년 1억 6,200만 달러 수준의 연장계약을 준비하고 있다. 톰슨은 듀렌과 같은 센터는 아니지만 수비와 운동능력을 앞세워 팀 전력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선수다. 따라서 디트로이트가 향후 여러 젊은 선수들에게 어느 정도의 연봉을 배분할 것인지는 팀의 장기적인 운영과도 직접 연결된다. 듀렌과 비슷한 시기에 계약 문제를 다루면서 두 선수의 가치가 자연스럽게 비교되고 있는 이유다. 여기에 제한적 자유계약선수(RFA)라는 듀렌의 신분도 협상에 영향을 준다. RFA는 다른 팀이 계약을 제안하더라도 원소속팀이 같은 조건을 제시하면 선수를 잔류시킬 수 있는 제도다. 따라서 듀렌이 다른 팀의 제안을 받아 자신의 시장 가치를 확인하더라도 디트로이트가 이를 맞추면 이적이 쉽지 않다. 일반적인 자유계약선수보다 선수의 선택권이 제한적인 셈이다. 최근 LA 레이커스가 센터 보강 과정에서 듀렌 대신 워커 케슬러를 선택한 것도 시장 상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다. 결국 듀렌 측은 자신의 정규시즌 활약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하고, 디트로이트는 플레이오프 성적과 전체적인 샐러리 구조를 앞세우면서 서로 다른 기준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장기 계약의 후폭풍

이번 협상의 결과는 단순히 계약 총액 하나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듀렌이 결국 디트로이트와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협상 과정에서 형성된 양측의 입장 차이가 향후 팀 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듀렌은 아직 22세에 불과하고 앞으로 전성기에 접어들 선수라는 점에서 현재 기록뿐 아니라 성장 가능성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 구단이 현재의 플레이오프 부진을 이유로 계약 규모를 크게 낮추면 당장의 샐러리 부담은 줄일 수 있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자신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지 못했다고 느낄 수 있다. 반대로 디트로이트가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믿고 큰 계약을 안긴다면 팀의 핵심 센터를 오랫동안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NBA에서는 한 번 체결한 대형 장기계약이 팀의 샐러리 캡 운영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구단 입장에서도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 반대로 선수에게는 한 번의 연장계약이 앞으로의 커리어와 경제적 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이다. 따라서 양측이 단순히 현재 금액만 놓고 협상하기보다는 향후 몇 년 동안 듀렌이 어떤 선수로 성장할지를 놓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 디트로이트는 케이드 커닝햄과 어사르 톰슨, 듀렌을 중심으로 젊은 전력을 유지해야 하고, 듀렌 역시 이번 계약을 통해 팀의 핵심 선수라는 확신을 얻어야 한다. 최대 계약과 구단 제안 사이에 존재하는 1억 달러 이상의 차이를 어떻게 좁힐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이번 협상이 어떤 결론으로 이어지느냐에 따라 디트로이트의 장기적인 팀 구성뿐 아니라 듀렌이 앞으로 팀에서 차지하게 될 위치도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