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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리베로는 다른 선수와 구별되는 유니폼을 입고 후위 수비를 담당한다. 교체 횟수에는 제한이 없지만 아무 선수와 마음대로 자리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브와 블로킹도 할 수 없으며, 공이 네트보다 높은 상태에서는 직접 공격을 끝낼 수 없다.

리베로는 리시브와 디그를 중심으로 후위 수비를 전문적으로 맡는 선수다. 공격력이 좋은 선수가 후위로 이동했을 때 수비 부담을 줄이고, 정확한 첫 번째 연결로 세터가 다양한 공격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내가 배구를 볼 때 리베로의 기록보다 먼저 확인하는 것도 어려운 서브를 어느 위치까지 안정적으로 받아냈는지다.

왜 혼자 다른 유니폼을 입을까

리베로가 다른 색상의 유니폼을 입는 가장 큰 이유는 심판과 기록원이 해당 선수를 즉시 구별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리베로에게는 일반 선수와 다른 교체 방식과 행동 제한이 적용된다. 같은 유니폼을 입으면 랠리가 빠르게 이어지는 동안 누가 리베로인지, 현재 후위에 있어야 하는 선수가 맞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국제배구연맹 규칙에서는 리베로 유니폼의 주된 색상이 다른 팀원들의 유니폼과 달라야 하며, 육안으로 확실하게 대비돼야 한다고 정한다. 디자인만 조금 바꾸거나 비슷한 색조를 사용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등번호는 다른 선수와 같은 방식으로 표시하지만 유니폼 색상 자체는 코트 반대편에서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색이 다르다고 해서 리베로가 주장이나 특별한 스타 선수라는 뜻은 아니다. 리베로가 전위에서 공격하거나 블로킹에 참여하지 않는지 확인하고, 코트 출입 과정이 규정에 맞게 이뤄지는지를 관리하기 위한 표시다. 축구 골키퍼가 필드 플레이어와 다른 유니폼을 입는 이유와 비슷해 보이지만, 배구에서는 교대 절차까지 구분해야 한다는 차이가 있다.

한 팀은 경기 명단에 최대 두 명의 리베로를 지정할 수 있다. 두 명이 등록돼 있어도 코트에는 한 번에 한 명만 들어갈 수 있다. 두 리베로가 서로 다른 디자인을 입는 것도 가능하지만 모두 나머지 팀원과 확실히 구별돼야 한다. 코트에 들어간 선수를 활동 리베로로 보고, 다른 한 명은 필요할 때 교대할 수 있는 두 번째 리베로가 된다.

교체가 많아도 횟수가 줄지 않는다

리베로 교대는 후위에 있는 일반 선수와 리베로가 자리를 바꾸는 절차다. 일반적인 선수 교체와 달리 세트당 교체 횟수에 포함되지 않으며 횟수 제한도 없다. 그래서 경기 중 미들블로커가 후위로 이동할 때 리베로가 들어가고, 다시 전위로 돌아갈 순서가 되면 원래 선수가 코트에 복귀하는 장면이 반복된다.

리베로가 들어갔던 자리에는 원칙적으로 리베로와 교대한 원래 선수가 돌아와야 한다. 등록된 두 번째 리베로가 있다면 활동 중인 리베로와 직접 자리를 바꿀 수도 있다. 다른 선수가 갑자기 들어가면 잘못된 교대가 된다. 횟수가 무제한이라는 말은 출입 상대와 시점까지 자유롭다는 뜻이 아니다.

두 번의 리베로 교대 사이에는 원칙적으로 완료된 랠리가 한 번 있어야 한다. 리베로가 들어오자마자 공이 한 번도 플레이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빠지고 다른 선수와 교대할 수는 없다. 교대는 공이 경기 중이 아닐 때, 다음 서브를 위한 주심의 휘슬이 울리기 전에 이뤄져야 한다.

출입하는 위치도 정해져 있다. 리베로와 교대 선수는 팀 벤치 쪽 사이드라인에서 공격선과 엔드라인 사이에 마련된 구역을 통해 코트에 들어가거나 나간다. 일반 선수 교체처럼 반드시 기록석 앞에 서서 심판의 승인 신호를 기다리는 방식은 아니지만, 출입 내용은 별도의 기록지나 전자기록에 남는다.

내가 경기 중계를 보면서 리베로가 너무 자주 바뀐다고 느꼈던 장면도 실제로는 대부분 미들블로커의 로테이션에 맞춘 정상적인 움직임이었다. 전위에서 블로킹을 담당한 장신 선수가 후위로 내려가면 리베로가 수비를 맡고, 해당 자리가 다시 전위로 이동할 때 미들블로커가 돌아오는 흐름을 알면 교대 장면이 훨씬 쉽게 보인다.

서브와 공격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FIVB 공식 규칙에서 리베로는 서브를 할 수 없다. 미국의 일부 학교나 대학 대회처럼 자체 규정으로 리베로의 서브를 허용하는 경기도 있기 때문에 해외 영상을 보면 혼란이 생길 수 있다. 국제배구 규칙을 기준으로 하는 경기와 다른 대회의 예외 규칙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

리베로가 상대 코트로 공을 넘기는 행동이 전부 반칙인 것은 아니다. 어택 히트는 서브와 블로킹을 제외하고 공을 상대편 방향으로 보내는 모든 동작을 뜻한다. 리베로가 수비 과정에서 공을 넘겼더라도 공을 접촉하는 순간 공 전체가 네트 상단보다 낮았다면 정상적인 플레이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리베로가 공 전체가 네트 상단보다 높은 상태에서 공격을 완성하면 위치와 관계없이 반칙이다. 전위에서만 제한되는 것이 아니다. 후위나 코트 밖의 자유지역에서 뛰어올랐더라도 접촉 순간 공 전체가 네트보다 높고 그 공이 상대 코트로 완전히 넘어가면 리베로 공격 반칙이 선언된다.

리베로는 블로킹에 직접 참여할 수도 없다. 블로킹 시도는 네트 가까이에서 상대 공격을 막으려고 손을 네트 위로 뻗었지만 실제로 공에는 닿지 않은 행동이다. 공을 건드리지 않았더라도 리베로가 개인 또는 집단 블로킹 동작에 참여하면 반칙이 될 수 있다.

이 제한은 리베로의 역할을 후위 수비에 집중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신장이 작더라도 빠른 움직임과 안정적인 리시브 능력을 갖춘 선수가 전문 수비수로 출전할 기회를 얻는 대신, 네트 위에서 득점을 만드는 행동은 제한한다. 리베로가 공격수처럼 활용된다면 포지션을 따로 만든 이유가 약해진다.

전위에서 올린 공이 문제가 되는 경우

리베로 규칙에서 가장 헷갈리는 장면은 두 번째 공을 세터처럼 올렸을 때다. 프런트 존은 중앙선과 3m 공격선 사이에 있는 전위 구역이다. 리베로가 이 구역 안에서 손가락을 이용해 머리 위로 공을 올렸다면, 동료 선수는 공 전체가 네트보다 높은 위치에서 그 공을 공격해 넘길 수 없다.

반칙은 리베로가 패스한 순간 바로 확정되는 것이 아니다. 리베로가 전위에서 손가락으로 공을 올렸더라도 동료가 공을 네트보다 낮은 위치에서 처리하면 문제가 없다. 공 전체가 네트 상단보다 높은 상태에서 동료의 공격이 완성돼야 반칙이 선언된다. 리베로의 패스 위치, 패스 방법, 공격 순간의 공 높이가 모두 조건에 들어간다.

같은 장소에서도 리베로가 손가락 대신 아래에서 두 팔을 모아 공을 올리면 동료가 네트 위에서 공격할 수 있다. 리베로가 3m 공격선 뒤에서 손가락으로 올린 경우에도 공격 높이 제한이 생기지 않는다. 발이 공격선을 밟거나 전위 쪽에 닿은 상태에서 점프해 패스했다면 전위에서 한 동작으로 판단될 수 있으므로 발의 위치도 중요하다.

내가 이 규칙에서 가장 흥미롭게 보는 부분은 리베로의 패스 자체보다 다음 공격수의 선택이 반칙을 완성한다는 점이다. 세터가 첫 번째 공을 수비하면서 리베로가 두 번째 공을 처리해야 할 때, 리베로는 현재 위치를 확인하고 손가락 패스와 팔을 이용한 패스 중 하나를 빠르게 선택해야 한다.

정리하면 리베로는 다른 유니폼을 입는 후위 수비 전문 선수다. 일반 교체 횟수를 사용하지 않고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지만 후위 선수와 정해진 방식으로 교대해야 한다. 서브와 블로킹은 할 수 없고, 공 전체가 네트보다 높은 상태에서는 직접 공격을 끝낼 수 없다. 전위에서 손가락으로 올린 공에는 동료의 공격 높이 제한까지 생긴다. 이 네 가지를 알고 보면 리베로가 단순히 공을 받아내는 선수가 아니라 공격 연결과 로테이션을 함께 관리하는 자리라는 사실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