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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이제 본격적인 관심을 받을 시점에 들어왔다. 전체 대회가 가까워지면서 여러 종목의 대표팀 구성이 하나씩 공개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번에는 남자배구도 꽤 눈여겨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남자배구가 과거 아시안게임에서 여러 차례 메달을 따냈지만 최근에는 정상권과의 거리를 좁히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대한배구협회가 공개한 2026년 남자 국가대표 선발 결과를 보면 세터, 리베로, 아웃사이드히터, 아포짓, 미들블로커 등 포지션별로 대표 선수들이 구성돼 있다. (출처: 대한배구협회)
제가 최근 대표팀 구성과 아시안게임을 앞둔 흐름을 다시 살펴보면서 느낀 건, 이번 대회를 단순히 "한국이 금메달을 딸 수 있느냐"로만 접근하면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다는 점이다. 남자배구는 공격수 한 명의 힘만으로 경기 전체를 끌고 가기 어렵다. 서브를 어떻게 넣고, 상대 서브를 어떻게 받아내고, 세터가 어떤 선택을 하며, 블로킹과 수비가 얼마나 연결되는지가 모두 맞물려야 한다.
특히 국제대회에서는 한 세트 안에서도 분위기가 몇 차례씩 바뀔 수 있다. 20점 이후 접전에서 서브 하나가 들어가면서 흐름이 바뀌기도 하고,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공격이 단순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저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배구를 볼 때 단순한 공격 성공 개수보다 리시브 안정성, 세터의 공격 배분, 블로킹과 수비의 연결을 더 중요하게 볼 생각이다.
메달 경쟁은 리시브에서 시작된다
한국이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노리려면 가장 먼저 안정돼야 할 부분은 리시브라고 본다. 상대가 강한 서브를 넣었을 때 첫 공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세터에게 연결하느냐에 따라 공격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리시브가 네트 가까이 안정적으로 올라오면 세터는 중앙과 양쪽 측면을 모두 선택할 수 있다. 반대로 공이 코트 뒤쪽이나 사이드로 크게 벗어나면 세터의 선택지가 줄어들고 결국 높은 공을 측면 공격수에게 올리는 단순한 공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이 차이는 강팀과의 경기에서 더욱 크게 나타난다. 상대 블로커 입장에서는 공격 방향을 예측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리시브가 안정되면 세터가 중앙의 빠른 공격과 측면 공격을 섞을 수 있고, 상대 블로킹의 움직임을 흔들 수 있다. 배구에서 흔히 말하는 리시브는 단순히 서브를 받아내는 장면 하나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공격을 얼마나 좋은 위치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느냐와 연결된다.
제가 직접 여러 경기를 다시 보면서 느낀 것도 비슷했다. 예전에는 강한 스파이크가 나오는 장면이 가장 눈에 들어왔는데, 경기를 계속 보다 보면 오히려 그 공격이 나오기 전에 어떤 공이 올라왔는지가 더 중요하게 보인다. 리시브가 안정됐을 때는 세터가 여유를 갖고 움직이지만, 리시브가 흔들리면 세터가 뛰어가면서 공을 처리해야 하는 장면이 많아진다. 그 순간부터 공격의 속도와 선택지가 동시에 줄어든다.
특히 남자배구에서는 상대 서브의 위력이 강하기 때문에 리시브가 흔들리는 순간 연속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두 번의 리시브 실패는 어느 팀에서든 나올 수 있지만, 같은 선수가 계속 압박을 받으면 상대가 그쪽을 집중 공략하는 상황도 생긴다. 그래서 한국이 강팀을 만났을 때는 공격수들의 득점력만큼이나 리시브 라인이 얼마나 버티는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대표팀 경기를 볼수록 화려한 공격보다 평범해 보이는 첫 연결 하나가 경기의 흐름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한국이 메달을 노린다면 강한 공격을 보여주는 것보다 먼저 상대의 강한 서브를 받아내고 정상적인 공격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세터가 공격의 방향을 결정한다
리시브가 안정된 다음에는 세터의 판단이 중요해진다. 세터는 리시브된 공을 어느 공격수에게 연결할지 결정하는 포지션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히 공을 올려주는 역할처럼 보이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상대 블로킹의 위치와 공격수의 컨디션, 공의 높이와 속도까지 동시에 판단해야 한다. 같은 상황에서도 중앙을 선택할지, 왼쪽 공격을 선택할지, 오른쪽의 아포짓을 활용할지에 따라 상대 수비가 움직이는 방향이 달라진다.
특히 상대가 특정 공격수에게 블로킹을 집중하기 시작했을 때 세터의 판단이 중요하다. 한쪽 공격수에게 공이 계속 몰리면 상대는 그쪽에 블로커를 집중시키기 쉽다. 반대로 중앙 속공이나 반대편 공격을 적절하게 섞으면 상대가 어느 쪽을 먼저 막아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미들블로커의 공격이 살아나면 더욱 효과적이다. 미들블로커는 네트 중앙에서 블로킹뿐 아니라 빠른 속공에도 참여하기 때문에 상대의 블로킹을 가운데로 끌어낼 수 있다.
제가 보기에는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공격력을 끌어올리려면 바로 이 부분이 중요하다. 단순히 가장 강한 공격수에게 공을 많이 주는 방식으로는 강팀을 상대하기 어렵다. 공격 옵션을 여러 개 만들어 상대 블로커의 판단을 늦추는 것이 필요하다. 세터가 경기 상황을 읽고 공격수들의 장점을 적절하게 배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여기에는 아웃사이드히터의 역할도 연결된다. 아웃사이드히터는 측면 공격을 담당하면서 동시에 리시브에도 참여하기 때문에 경기에서 상당히 많은 일을 해야 하는 포지션이다. 공격에서는 득점을 만들어야 하고, 수비에서는 상대 서브를 받아내야 한다. 한 선수가 공격과 수비를 모두 책임지는 만큼 경기 후반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반대편에서 공격하는 아포짓도 빼놓을 수 없다. 아포짓은 상대적으로 리시브 부담이 적은 대신 공격에서 해결사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다. 측면 공격이 막혔을 때 반대편에서 득점을 만들어주면 세터의 선택지도 넓어진다. 결국 세터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각 포지션이 자기 역할을 해줘야 공격 전개가 살아난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배구를 단순히 공격수 중심으로 보면 세터의 움직임이 잘 보이지 않는데, 실제로 한 경기의 흐름을 자세히 보면 세터가 상대 블로킹을 어떻게 움직였는지가 공격 성공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공격수의 득점 숫자뿐 아니라 세터가 얼마나 다양한 공격을 만들어내는지도 같이 보고 싶다.
강팀을 만나면 블로킹이 중요하다
한국이 메달권까지 올라가려면 결국 강팀과의 경기에서 버틸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블로킹이다. 블로킹은 네트 앞에서 상대 공격을 직접 막아내는 플레이인데, 실제 역할은 그보다 더 넓다. 공격수가 때릴 수 있는 코스를 제한하고 뒤에 있는 수비수가 움직일 공간을 만들어주는 역할까지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상대 공격수가 강한 대각선 공격을 주 무기로 사용한다고 해보자. 블로커가 그 코스를 제대로 차단하면 상대는 직선이나 중앙 쪽으로 공격 방향을 바꿀 수밖에 없다. 그러면 뒤에 있는 수비수도 어느 방향을 우선적으로 막아야 할지 판단하기 쉬워진다. 블로킹 하나가 직접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상대 공격의 선택지를 줄였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는 이유다.
특히 미들블로커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중앙에서 상대 세터의 선택을 빠르게 읽고 측면으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대가 빠른 중앙 공격을 시도할 경우 중앙 블로커가 늦게 반응하면 양쪽 공격까지 동시에 열릴 수 있다. 반대로 중앙에서 빠르게 움직여주면 상대 공격수의 선택 폭이 줄어든다.
제가 직접 경기를 볼 때도 블로킹 득점 숫자만 보면 놓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 공격수가 블로킹을 의식해서 공격 타점을 낮추거나 코스를 바꾸는 장면도 상당히 중요하다. 공이 블로커 손에 맞지 않았더라도 상대가 원래 생각했던 공격을 하지 못했다면 수비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이다.
여기에 서브가 함께 연결되면 한국의 수비 구조는 더 좋아질 수 있다.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면 상대 세터가 공격을 다양하게 선택하기 어려워지고, 그만큼 한국 블로커가 공격 방향을 예상하기 쉬워진다. 결국 서브 → 상대 리시브 압박 → 블로킹 → 수비라는 흐름이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부분에서 저는 한국이 강팀을 상대로 얼마나 버티는지를 가장 보고 싶다. 공격에서 계속 상대와 맞불을 놓는 것보다 상대가 편하게 공격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과정이 먼저 필요하기 때문이다. 남자배구는 한 번 흐름을 잡으면 연속 득점이 빠르게 나오는 종목이라 이런 수비적인 흐름이 공격에도 영향을 준다.
결국 블로킹은 단순한 득점 기술이 아니다. 상대 공격을 제한하고 우리 수비를 편하게 만드는 출발점에 가깝다. 한국이 메달을 목표로 한다면 강팀을 상대로 블로킹과 수비가 얼마나 조직적으로 움직이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범실을 줄여야 메달이 보인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의외로 화려하지 않은 부분이다. 바로 범실이다. 범실은 서브나 공격, 연결 과정에서 자신의 실수로 상대에게 점수를 내주는 상황을 말한다. 국제대회에서 강팀끼리 만났을 때는 공격 성공 하나보다 불필요한 범실 하나가 더 크게 느껴질 때가 많다. 특히 세트 후반 20점 이후에는 한두 점 차이가 곧 세트 승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2대22에서 서브 범실이 나오면 상대에게 바로 한 점을 내주게 된다. 공격을 강하게 시도하다가 네트에 걸리거나 코트 밖으로 나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물론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다 보면 어느 정도 범실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중요한 순간에 비슷한 실수가 반복되는 것이다.
제가 보기에는 한국이 메달 경쟁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부분도 여기에 있다. 강팀을 상대로 모든 공격을 성공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상대에게 쉽게 주는 점수를 줄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서브에서 무리하지 않고, 어려운 공을 억지로 공격하기보다 한 번 연결해서 다시 기회를 만드는 판단도 필요하다.
특히 아시안게임처럼 짧은 기간 동안 여러 경기를 치르는 대회에서는 경기마다 컨디션이 달라질 수 있다. 어떤 날은 공격이 잘 풀릴 수 있지만 다른 날은 리시브가 흔들릴 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기본적인 범실까지 많아지면 강팀을 상대로 버티기가 어렵다. 반대로 공격력이 평소보다 조금 떨어지더라도 범실을 줄이고 수비에서 버티면 경기 후반까지 승부를 가져갈 수 있다.
대한배구협회가 공개한 2026년 남자 국가대표 선수 구성에서도 세터와 리베로, 아웃사이드히터, 아포짓, 미들블로커가 포지션별로 구성돼 있다. 결국 특정 선수 한 명에게만 기대기보다는 각 포지션이 안정적으로 자기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대한배구협회 국가대표 선발 결과)
저는 그래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목표를 처음부터 금메달 하나로만 잡는 것보다 메달권 진입 가능성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본다. 조별리그에서 안정적으로 경기력을 만들고, 토너먼트에서 강팀을 만났을 때 리시브와 블로킹이 버틴다면 그때부터는 충분히 메달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솔직히 지금 시점에서 한국이 아시안게임 금메달 후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메달 가능성까지 낮게 평가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남자배구는 경기 당일의 서브와 리시브, 블로킹, 범실 관리에 따라 흐름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제가 가장 보고 싶은 장면도 바로 이것이다. 강팀을 만났을 때 한국이 얼마나 흔들리지 않는지, 리시브가 무너졌을 때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는지, 그리고 세트 후반 접전에서 범실을 얼마나 줄이는 지다.
결국 메달은 공격수 한 명의 이름값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서브에서 시작해 리시브가 연결되고, 세터가 공격을 만들고, 블로킹과 수비가 버텨준 뒤 공격수가 마무리해야 한다. 이 과정이 제대로 맞아떨어진다면 한국 남자배구도 충분히 메달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아시안게임 남자배구가 결과만큼 과정이 궁금하다. 한국이 과연 아시아 강팀을 상대로 어느 정도까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대표팀이 얼마나 단단한 팀으로 만들어졌는지가 이번 대회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