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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2연승을 달렸다. 한국은 9월 17일 일본 아이치현 파크 아레나 고마키에서 열린 여자배구 D조 2차전에서 카타르를 세트 스코어 3-0으로 꺾었다. 세트별 점수는 25-6, 25-6, 25-10. 숫자만 봐도 어느 정도 일방적인 경기였는지 알 수 있다.
전날 홍콩전에서도 3-0으로 승리했지만 경기 내용은 조금 달랐다. 홍콩전 1세트에서는 25-23까지 쫓기며 흔들리는 장면이 있었지만 카타르전에서는 시작부터 끝까지 한국이 흐름을 잡았다. 내가 이번 경기를 보면서 더 중요하게 느낀 부분도 3-0이라는 결과 자체보다는 경기 시간을 길게 끌지 않으면서 주축 선수들의 체력을 아꼈다는 점이다. 한국의 조별리그에서 정말 중요한 경기는 하루 뒤 열리는 베트남전이기 때문이다.
카타르에 25-6, 25-6, 25-10 완승
1세트부터 경기 분위기는 빠르게 한국 쪽으로 넘어왔다. 한국은 초반부터 서브와 높이에서 우위를 보였고 11-4 이후 연속 득점을 만들어내면서 카타르의 추격 가능성을 일찍 끊었다. 1세트 결과는 25-6이었다. 한 세트에서 상대에게 단 6점만 허용했다는 것은 단순한 공격력 차이뿐 아니라 서브와 블로킹, 상대 범실을 이용하는 경기 운영에서도 차이가 컸다는 뜻이다.
특히 서브 에이스는 상대가 제대로 받아내지 못해 서브 자체가 곧바로 득점으로 연결되는 장면을 말한다. 한국은 강한 서브를 통해 카타르의 리시브를 흔들었다. 리시브는 상대 서브를 받아 세터에게 연결하는 첫 번째 수비 동작인데, 이 부분이 흔들리면 이후 공격 전개도 단순해질 수밖에 없다. 카타르는 한국의 서브에 흔들리면서 원하는 공격 패턴을 만들기 어려웠다.
2세트에서도 비슷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점수 차를 벌렸고 다시 25-6으로 세트를 가져왔다. 경기 흐름이 크게 흔들리지 않자 대표팀은 여러 선수를 활용하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3세트 역시 한국이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25-10으로 마무리하면서 세 세트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점수 차를 만들었다.
상대가 세계랭킹에서 한국보다 아래에 있는 카타르였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이번 결과만 가지고 대표팀의 경기력이 완벽해졌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래도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에서 초반부터 확실하게 격차를 벌리고 불필요하게 체력을 쓰지 않았다는 점은 긍정적이었다.
강소휘와 이다현을 아낀 이유
이번 경기에서는 결과보다 선수 운용도 눈에 들어왔다. 차상현 감독은 주전 미들블로커 이다현을 쉬게 했고 정호영을 선발로 투입했다. 주장 강소휘 역시 1세트만 소화했다. 전력 차이가 있는 카타르를 상대로 주축 선수들을 끝까지 뛰게 하는 것보다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쪽을 택한 것이다.
한국은 16일 홍콩전, 17일 카타르전, 18일 베트남전까지 사흘 연속 경기를 치른다. 배구는 한 경기 안에서도 점프가 반복되는 종목이라 연속 경기에서는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공격수와 미들블로커는 공격과 블로킹 과정에서 계속 점프해야 하기 때문에 피로가 쌓일 수 있다.
카타르전에서는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을 폭넓게 활용하면서 경기 감각까지 점검했다. 이것은 단순히 주전 선수에게 휴식을 줬다는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토너먼트에 들어가면 예상하지 못한 부상이나 컨디션 저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선수가 실제 경기에서 공을 만져보는 것도 필요하다.
나는 이런 경기는 최대한 짧고 확실하게 끝내는 게 가장 좋은 결과라고 생각한다. 약체를 상대로 주전이 많은 체력을 소비하면서 3-1이나 3-2까지 간다면 승리를 해도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생길 수 있다. 한국은 카타르전에서 두 세트를 25-6으로 끝낼 만큼 일찍 흐름을 잡았고, 계획대로 선수들을 돌려가며 경기를 마쳤다.
홍콩전과 달랐던 경기 초반
한국은 하루 전 홍콩전에서도 3-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첫 세트는 25-23이었다. 경기 초반 앞서가다가 범실이 나오면서 추격을 허용했고 한때 점수 차가 크게 줄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두 경기 모두 3-0이지만 경기 내용까지 완전히 같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카타르전에서는 그런 불안한 시간이 거의 없었다. 첫 세트부터 빠르게 점수 차를 벌렸고 25-6으로 끝냈다. 대표팀 입장에서도 베트남전을 하루 앞두고 경기 초반부터 집중력을 유지했다는 것이 중요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범실 관리다. 범실은 공격 아웃이나 서브 실패처럼 상대가 잘해서가 아니라 우리 실수로 점수를 내주는 경우를 말한다. 전력이 비슷한 상대끼리 만날수록 이런 한두 점이 세트 결과를 바꿀 수 있다. 차상현 감독도 베트남전을 앞두고 첫 세트의 흐름과 범실 관리가 중요하다는 취지로 강조했다.
내가 홍콩전과 카타르전을 연속해서 보면 가장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부분도 초반 흐름이다. 홍콩전에서는 첫 경기라는 부담 때문인지 1세트 중간 이후 경기가 답답해졌지만, 카타르전에서는 초반부터 상대에게 기회를 거의 주지 않았다. 물론 상대 전력 차이가 있기 때문에 두 경기를 그대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래도 베트남전을 앞두고 한 번 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경험했다는 점은 나쁘지 않다.
한국은 홍콩과 카타르를 상대로 아직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조별리그 첫 두 경기를 모두 3-0으로 끝냈다는 점에서는 출발이 깔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두 경기는 결국 베트남전을 준비하는 과정에 가까웠다고 보는 편이 맞다.
결국 승부는 18일 베트남전이다
한국 여자배구의 조별리그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는 9월 18일 오후 4시에 열리는 베트남전이다. 한국과 베트남은 D조 1위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D조 1위는 8강에서 B조 2위와 만나고, D조 2위는 B조 1위와 맞붙는다. 현재 B조에서는 세계랭킹 상위권인 중국이 1위 후보라 한국 입장에서는 가능하면 조 1위로 토너먼트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베트남이라는 이름이 더 신경 쓰이는 이유도 있다. 한국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을 상대로 먼저 두 세트를 따낸 뒤 2-3으로 역전패한 경험이 있다. 당시 패배는 이후 대회 흐름에도 큰 영향을 줬다. 이번 대회에서는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최근 맞대결 분위기는 한국 쪽이 낫다. 올해 6월 AVC 대회에서 한국은 베트남을 3-0으로 이겼고, 8월 아시아선수권에서도 3-1로 승리했다. 두 경기 모두 이겼다는 것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줄 수 있다. 반대로 베트남도 최근 맞대결에서 한국이 어떤 방식으로 공격하는지 충분히 분석하고 나올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베트남전에서는 카타르전 점수 차보다 첫 세트가 훨씬 중요하다고 본다. 먼저 흐름을 가져가면 최근 두 번의 맞대결에서 승리한 경험까지 더해져 한국이 편하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다. 반대로 초반 범실이 반복되고 베트남이 분위기를 타기 시작하면 항저우 대회처럼 경기가 길어질 수도 있다.
블로킹은 네트 앞에서 상대 공격을 직접 막는 수비이자 득점 수단이다. 베트남전에서는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든 뒤 공격 방향을 제한하고 블로킹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카타르전에서는 높이와 서브 모두 한국의 우위가 뚜렷했지만 베트남은 같은 방식으로 쉽게 무너질 상대가 아니다.
카타르전 3-0 승리는 예상할 수 있었던 결과에 가깝다. 그래도 25-6, 25-6, 25-10이라는 점수로 빠르게 경기를 끝내고 주전 체력까지 관리했다는 점은 분명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제 조별리그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단 하나다. 홍콩과 카타르를 상대로 보여준 안정적인 흐름을 베트남을 상대로도 이어갈 수 있느냐다. 18일 베트남전부터 이번 아시안게임 한국 여자배구의 진짜 시험이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