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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US오픈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가 나왔다. 우승 경쟁의 중심에 있던 노박 조코비치가 1회전에서 탈락했다. 상대는 세계적인 강호로 꼽히던 선수가 아니라 아르헨티나의 마리아노 나보네였다. 조코비치는 5세트까지 경기를 끌고 가며 한때 2세트 대 1로 앞섰지만 마지막 두 세트에서 흐름을 완전히 내줬다. 최종 스코어는 7-6(5), 5-7, 4-6, 6-2, 6-1이었다.
이번 결과는 단순한 1회전 이변으로만 보기 어렵다. 조코비치는 경기 과정에서 체력적인 어려움을 보였고, 장시간 이어진 승부 속에서 움직임과 경기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반대로 나보네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긴 랠리와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마지막까지 조코비치를 압박했다. 이번 글에서는 기존에 다뤘던 US오픈 우승 경쟁 전망과는 다른 관점에서 조코비치의 충격적인 탈락 과정과 경기의 핵심 장면, 그리고 앞으로의 의미를 살펴본다.
5세트까지 버텼지만 끝내 무너졌다
조코비치와 나보네의 경기는 초반부터 쉽게 끝날 분위기가 아니었다. 첫 세트는 타이브레이크까지 이어졌고 나보네가 먼저 가져갔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곧바로 반격했다. 두 번째 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세 번째 세트에서는 6-4로 승리하면서 오히려 역전에 성공했다. 경험과 큰 경기에서의 대응력을 생각하면 조코비치가 이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문제는 네 번째 세트부터였다. 조코비치는 이전 세트까지 보여줬던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이어가지 못했다. 나보네는 상대의 움직임이 둔해지는 순간을 적극적으로 파고들었고, 랠리를 길게 가져가면서 조코비치에게 계속해서 부담을 줬다. 결국 네 번째 세트를 6-2로 가져가며 승부를 마지막 세트까지 끌고 갔다.
마지막 세트에서는 흐름이 더욱 분명해졌다. 조코비치는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안정적으로 지키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나보네는 공격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6-1로 마지막 세트를 가져가면서 대역전승을 완성했다. 경기는 무려 4시간 36분 동안 이어졌다. 조코비치가 그랜드슬램 1회전에서 이렇게 오랜 시간 싸운 것 자체가 이번 경기가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조코비치는 두 세트를 연달아 내주면서 경기를 뒤집을 기회를 잃었다. 특히 세 번째 세트까지 앞선 상황에서 패했다는 점 때문에 단순히 상대가 처음부터 압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과 움직임에서 나타난 차이가 승부를 결정했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경기 흐름 바꾼 체력 부담
이번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부분은 조코비치의 신체적인 부담이었다. 경기 도중 조코비치는 컨디션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였고, 장시간 이어진 경기에서 체력적인 문제가 더욱 크게 나타났다. 특히 39세의 나이에 높은 강도의 5세트 경기를 치러야 했다는 점은 무시하기 어렵다.
조코비치에게 체력 문제는 단순히 한두 번의 움직임이 느려지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었다. 테니스에서는 상대의 공격을 받아낸 뒤 다시 수비 위치로 돌아가는 과정이 반복된다. 조코비치처럼 긴 랠리와 수비력을 장점으로 활용하는 선수에게는 작은 움직임의 차이도 경기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평소라면 받아낼 수 있는 공을 놓치거나, 다음 샷을 준비하는 시간이 조금씩 늦어지면 상대에게 공격 기회가 계속해서 생긴다.
나보네는 이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 무리하게 한 번에 경기를 끝내려 하기보다는 랠리를 이어가면서 조코비치에게 움직임을 요구했고, 경기 후반에는 자신이 먼저 공격을 가져가는 장면도 늘렸다. 상대의 체력 상태를 읽고 경기 방식을 조절했다는 점에서 나보네의 운영도 높게 평가할 만하다.
조코비치가 세 번째 세트를 가져갔다는 사실은 오히려 경기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경기 초반과 중반까지는 경험과 기술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지만, 시간이 길어지면서 신체적인 부담을 완전히 상쇄하기 어려워졌다. 결국 4세트와 5세트에서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승부가 결정됐다.
이번 패배를 단순히 나이 때문에 발생한 결과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최근 조코비치가 보여준 경기 일정과 컨디션,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 나타난 신체적인 어려움을 함께 보면 앞으로 그가 긴 경기에서 얼마나 안정적인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지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나보네가 만든 최고의 순간
조코비치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나보네의 승리를 설명해서는 안 된다. 나보네 역시 긴 경기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기회를 잡아야 했다. 특히 상대가 24회 그랜드슬램 우승자인 조코비치라는 점을 생각하면 심리적인 부담이 상당했을 것이다.
나보네는 첫 세트를 타이브레이크에서 가져가며 자신감을 얻었다. 조코비치가 두 번째와 세 번째 세트를 연달아 가져갔을 때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네 번째 세트부터 다시 자신의 경기 리듬을 찾았고, 조코비치의 움직임이 떨어지는 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마지막 두 세트의 경기 운영은 인상적이었다. 상대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급하게 공격을 시도하기보다는 안정적으로 랠리를 이어가면서 실수를 유도했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과감하게 공격으로 전환했다. 5세트에서는 조코비치에게 다시 반격할 기회를 거의 주지 않으면서 6-1이라는 확실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나보네 입장에서는 이번 승리가 단순한 그랜드슬램 1회전 통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24회 메이저 챔피언을 상대로 5세트 승리를 만들어냈다는 사실 자체가 선수 경력에서 오랫동안 기억될 장면이다. 특히 조코비치가 US오픈 1회전에서 그동안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는 더 커진다.
결국 이번 경기는 조코비치의 부진과 나보네의 경기력이 동시에 만들어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조코비치가 정상적인 컨디션이었다면 승부가 달라졌을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그 상황에서도 나보네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하고 승리를 완성했다는 점은 분명하게 평가할 부분이다.
조코비치의 다음 선택이 중요하다
이번 US오픈 탈락으로 조코비치가 당장 선수 생활을 끝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일정을 조절하고 몸 상태를 관리할지는 이전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가 됐다. 조코비치는 여전히 큰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술과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긴 시즌 동안 모든 대회를 동일한 강도로 소화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그랜드슬램은 일반적인 투어 대회와 다르다. 한 경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라운드를 통과해야 우승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체력 관리가 필수적이다. 5세트 승부가 반복될 경우 경기 후 회복 능력 역시 다음 경기의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이번처럼 1회전부터 4시간이 넘는 경기를 치르고 패한다면 선수 입장에서는 경기 결과뿐 아니라 이후 일정까지 생각해야 한다.
조코비치가 앞으로도 메이저 대회에서 경쟁하려면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춰 출전 대회를 조절하고, 장기적인 컨디션을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 나타난 신체적인 어려움이 일시적인 문제인지, 아니면 앞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지는 향후 경기에서 확인할 부분이다.
이번 탈락이 조코비치 시대의 끝을 의미한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다만 과거처럼 조코비치가 그랜드슬램에 출전하면 자연스럽게 우승 후보로만 평가받던 시기와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젊은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조코비치는 자신의 경험과 경기 운영 능력을 활용하면서 동시에 체력이라는 새로운 변수까지 관리해야 한다.
2026 US오픈의 조코비치 탈락은 대회 전체 판도에도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결과의 핵심은 누가 우승하느냐보다 조코비치가 왜 1회전에서 무너졌는지에 있다. 5세트까지 승부를 끌고 갔고 한때 앞서기도 했지만 마지막에는 체력과 경기 흐름을 모두 내줬다. 조코비치에게는 뼈아픈 패배지만, 나보네에게는 커리어를 바꿀 수 있는 최고의 승리였다.
이번 US오픈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조코비치가 빠진 남자 단식 경쟁은 앞으로 새로운 변수와 이변을 계속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 기존 우승 경쟁 구도에서 한 명의 거물이 빠진 만큼, 이제부터는 남아 있는 선수들이 그 빈자리를 어떻게 차지할지가 새로운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