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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포츠계에서 경기 결과보다 경기 도중 발생한 사고가 더 큰 화제가 된 대회가 있다. 지난 9월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HYROX 여자 프로 경기에서 호주 선수 조애나 위트르지크가 경기 도중 갑작스러운 배변 문제를 겪었지만 경기를 중단하지 않았다. 그는 결국 레이스를 끝까지 소화했고 1시간 1분 23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단순히 한 선수가 경기 중 예상하지 못한 신체 문제를 겪었다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하이록스는 러닝과 여러 운동 종목을 번갈아 수행하는 경기라 다른 선수들과 같은 공간과 장비를 사용한다. 사고 이후에도 경기가 계속되면서 위생과 다른 참가자들의 안전 문제가 제기됐고, 결국 대회 운영진의 대응까지 논란이 번졌다. HYROX 측도 이후 당시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규정과 현장 절차를 바꿨다.
내가 이 사건에서 더 중요하게 보는 것도 선수의 실수 자체가 아니다. 극한의 운동을 하다 보면 누구에게든 예상하지 못한 신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오히려 이미 문제가 발생한 뒤에도 왜 경기가 계속됐고, 주최 측은 왜 바로 개입하지 않았는지를 보는 편이 이번 논란을 이해하는 데 더 맞다고 생각한다.
무슨 일이 있었나
문제가 발생한 경기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HYROX 대회 여자 프로 부문이었다. HYROX는 일반적인 마라톤이나 헬스 대회와 조금 다르다. 1km 달리기를 한 뒤 하나의 운동 스테이션을 수행하고, 이것을 총 8번 반복한다. 결국 참가자는 총 8km를 달리는 동시에 8개의 운동을 소화해야 한다.
이런 방식을 흔히 피트니스 레이스라고 부른다. 달리기 기록만 겨루는 것이 아니라 달리기와 근력·기능성 운동을 한 경기 안에서 함께 수행하는 방식이다. 스키에르그, 썰매 밀기와 당기기, 로잉, 런지, 월볼 등의 운동이 포함되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계속해서 여러 시설과 장비를 사용한다.
조애나 위트르지크는 경기 도중 갑작스러운 배변 장애를 겪었다. 그러나 레이스를 포기하지 않고 남아 있던 운동과 달리기를 계속했고 결국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기록은 1시간 1분 23초였다. 그는 세계 정상급 HYROX 선수로 알려져 있었던 만큼 우승 자체만 놓고 보면 놀라운 결과는 아니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경기 결과보다 다른 문제가 크게 부각됐다. 특히 사고 이후에도 선수가 여러 운동 구간을 계속 이용했다는 점 때문에 다른 참가자들이 사용하는 경기장과 장비의 위생 문제를 지적하는 반응이 빠르게 늘었다.
경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을 두고 투혼이라고 평가하는 반응도 있었지만, 반대로 다른 선수들이 함께 참가하는 경기라면 개인의 완주 의지보다 위생과 안전이 먼저였어야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번 논란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은 이유다.
왜 위생 논란이 커졌나
하이록스에서는 한 선수가 사용한 공간이나 장비를 이후 다른 선수가 이용하게 된다. 일반 달리기라면 참가자끼리 직접 공유하는 장비가 많지 않지만 HYROX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로잉머신이나 운동 공간 등 여러 시설이 연속해서 사용된다.
이 때문에 이번 논란에서는 바이오 오염 문제가 등장했다. 바이오 오염은 혈액이나 체액, 배설물처럼 사람에게서 나온 물질 때문에 공간이나 장비가 오염되는 상황을 뜻한다.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면 해당 장소를 바로 분리하고 필요한 경우 장비를 교체하거나 소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HYROX 측 역시 사고 이후 영향을 받은 구역을 관리하고 장비를 교체·소독하는 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제기된 가장 큰 질문은 '청소를 했느냐'보다 '왜 문제가 발생한 순간 경기를 멈추게 하지 않았느냐'에 가까웠다.
특히 프로 경기는 기록과 순위가 걸려 있다. 선수가 스스로 경기를 계속하겠다고 결정했더라도 경기 운영자가 다른 참가자들의 안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실제로 HYROX도 이후 자신들의 당시 대응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나는 이 부분에서는 선수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기는 어렵다고 본다. 선수는 이미 경쟁에 몰입해 있고 자신의 기록을 포기하기 어려운 상황일 수 있다. 그런 순간에 경기 지속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심판과 운영진이 있는 것이다. 다른 참가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운영진이 먼저 개입하는 구조가 필요했다.
HYROX는 결국 실수를 인정했다
논란이 커지자 HYROX 공동창업자인 모리츠 퓌르스테가 직접 입장을 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사람들에게 사과했고, 경기 중 즉각 대응하지 않은 것은 HYROX의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단순한 사과로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HYROX는 이번 일을 계기로 경기 운영 절차를 개선하고 규정도 변경했다고 밝혔다. 9월 17일 현재 HYROX 측 설명에 따르면 비슷한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새로운 규정과 절차가 이미 적용된 상태다.
다만 현재 공개된 발표만 가지고 모든 세부 기준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어떤 수준의 신체 이상이나 오염이 발생했을 때 즉시 실격시키는지, 의료진이나 심판이 어떤 과정으로 경기 중단을 결정하는지까지 모든 현장 절차가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은 아니다.
경기 프로토콜이라는 말도 이번 사건에서 중요하다. 프로토콜은 특정 문제가 발생했을 때 운영진이 어떤 순서로 행동할지를 미리 정해둔 절차다. 이런 기준이 명확하면 선수 개인의 판단과 관계없이 심판이나 의료진이 일정 조건에서 바로 개입할 수 있다.
HYROX 입장에서도 이번 사건은 가볍게 볼 수 없는 문제다.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같은 경기 방식을 사용하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9월 17일 현재도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와 인도 뭄바이 등에서 HYROX 대회 일정이 이어지고 있다. 베이징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한 대응 기준이 이후 다른 대회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투혼보다는 운영의 문제로 봐야 한다
이번 사건을 처음 접하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배변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우승했다'는 부분이다. 제목만 놓고 보면 상당히 자극적이고 실제로 온라인에서도 이 장면이 빠르게 퍼졌다. 하지만 사건 전체를 보면 나는 조금 다른 지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운동 중 발생하는 위장 문제는 선수의 의지만으로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특히 장시간 고강도 운동에서는 몸에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사고 자체를 이유로 선수를 조롱하는 것은 이번 논란의 본질과 거리가 있다.
반면 사고 이후 경기를 계속하도록 둔 문제는 다르다. 한 명만 사용하는 코스가 아니라 여러 참가자가 같은 공간과 장비를 이용하는 경기라면 운영진에게는 전체 참가자의 경기 환경을 관리할 책임이 있다.
끝까지 경기를 계속한 것을 '포기하지 않은 정신력'이라고 볼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스포츠에서 모든 상황에 '끝까지 버티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다른 선수의 안전이나 경기 환경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 선수 개인의 의지만으로 결정할 수 없는 영역으로 넘어간다.
내가 이번 사건을 보면서 가장 의문이었던 것도 바로 그 지점이다. 선수가 멈춰야 했느냐를 따지기 전에 운영진이 먼저 판단했어야 하는 상황은 아니었는가 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HYROX도 자신들이 즉시 대응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었다고 인정했다.
9월 17일 현재까지 정리하면 조애나 위트르지크의 우승 결과 자체보다 이 사건 이후 바뀐 HYROX의 운영 기준이 더 오래 남을 가능성이 있다. 예상하지 못한 사고 하나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피트니스 종목의 규정까지 바꿔놓은 셈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경기 중 배변 사고를 겪고도 우승한 선수'라는 이야기만으로 정리하기에는 부족하다. 선수가 어디까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지, 운영진은 어느 순간 개입해야 하는지, 공용 시설을 사용하는 스포츠에서 위생 기준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까지 여러 질문을 남겼다.
그리고 적어도 한 가지는 이미 결론이 났다. HYROX 스스로 당시 운영이 잘못됐다고 인정했고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규정과 절차 변경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개인의 민망한 사고로 시작한 사건이 결국 대회 운영 방식 자체를 바꾼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