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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7일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의 하루는 전체적으로 조용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는 세인트루이스전에서 4타수 무안타 1볼넷,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김하성은 시카고 컵스전에서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송성문 역시 콜로라도전에서 대수비로 출전한 뒤 찾아온 한 번의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세 선수가 같은 날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는 결과만 보면 ‘한국인 메이저리거 동반 부진’이라는 표현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기록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세 선수의 상황은 꽤 다르다. 내가 이번 경기를 보며 더 신경 쓰였던 부분도 단순한 하루의 무안타가 아니라 시즌 막판 각 선수에게 남아 있는 과제가 무엇인지였다.
이정후, 시즌 타율보다 9월 흐름이 더 걱정된다
이정후는 17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지만 안타를 만들지 못했다. 시즌 전체 타율은 0.274로 여전히 크게 무너졌다고 표현할 수준은 아니다. 140경기에서 145안타, 9홈런, 30개의 2루타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한 경기 무안타만 가지고 시즌 전체를 평가하는 것도 맞지 않는다.
문제는 최근 흐름이다. 이정후는 9월 15경기에서 54타수 8안타, 타율 0.148에 머물고 있다. 시즌 막판 들어 안타 생산이 눈에 띄게 줄었다. OPS는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해 타자가 얼마나 자주 출루하고 얼마나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는지를 보는 지표다. 이정후의 시즌 OPS는 0.714다. 시즌 전체 성적보다 지금은 9월 들어 타격 흐름이 떨어진 과정이 더 중요해 보인다.
체력 저하 가능성이 거론될 수 있지만 이것을 확정된 원인처럼 볼 필요는 없다. 메이저리그는 이동 거리와 경기 수가 많고 시즌 후반이면 대부분의 선수에게 체력 부담이 생긴다. 반대로 단순한 타격 사이클일 수도 있다. 타자는 한 시즌 내내 같은 흐름을 유지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더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남은 경기에서 타율 0.274라는 숫자를 지키느냐가 아니다. 9월에 떨어진 타격감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시즌 마지막 구간에서 좋은 타구가 다시 늘어난다면 현재의 부진도 짧은 구간으로 끝날 수 있다.
김하성, 0.123이라는 숫자만 보면 안 된다
김하성의 시즌 타율 0.123은 상당히 낮다. 17일 컵스전에서도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최근 4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숫자만 보면 세 선수 가운데 가장 심각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김하성의 상황은 이정후와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 시즌 전체 타석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몇 경기의 결과가 타율을 크게 움직일 수 있다. 실제로 9월 초에는 워싱턴전에서 3안타를 기록했고 10일 탬파베이전에서는 2안타 2타점을 만들었다. 11일 필라델피아전에서도 중요한 순간 적시타를 기록했다.
여기에서 표본 크기라는 말을 사용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기록을 판단하기에 경기 수나 타석 수가 충분한지를 따지는 것이다. 타석이 적으면 안타 하나만 추가돼도 타율이 크게 올라가고, 반대로 몇 경기 연속 무안타가 나오면 수치가 빠르게 내려간다. 따라서 0.123이라는 시즌 타율 하나만 보고 김하성의 현재 타격 상태 전체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최근 4경기 연속 무안타를 가볍게 볼 수도 없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한 타석의 중요성이 커지고 하위 타순에서 꾸준히 선발 기회를 받으려면 공격에서도 결과가 필요하다. 내가 보기에는 김하성에게 남은 시즌은 타율 숫자를 급격하게 끌어올리는 것보다 출루와 강한 타구를 얼마나 꾸준히 만들어내느냐가 더 중요하다.
송성문은 타격 성적보다 출전 기회가 먼저다
송성문은 콜로라도전에서 선발로 출전하지 않았다. 7회말 유격수 대수비로 투입됐고 9회초 한 번 타석에 들어섰지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시즌 타율은 0.187까지 내려갔다.
김하성이나 이정후처럼 매 경기 여러 번 타석에 들어가는 선수와 송성문의 기록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현재 송성문은 대수비 출전이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는 하루 한 타석이 전부일 수도 있고 아예 타격 기회가 오지 않는 경기까지 생긴다. 타격감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대수비는 경기 후반 수비 강화를 위해 투입되는 선수를 말한다. 타격보다 수비 역할이 먼저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송성문의 최근 성적을 볼 때도 단순히 타율 0.187만 확인하기보다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타석을 받고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물론 기회가 적다는 사실이 낮은 타율을 모두 설명해주는 것은 아니다. 제한된 기회에서도 결과를 만들어내야 다음 선발 출전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오히려 한 타석의 부담은 더 클 수 있다.
개인적으로 송성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한 경기 멀티히트보다 연속해서 타격 기회를 받을 수 있는 흐름이라고 본다. 한두 타석씩 끊겨서는 현재 타격 상태를 판단하기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세 선수 모두 무안타, 그러나 문제는 서로 다르다
17일 기록만 보면 이정후, 김하성, 송성문 모두 안타가 없었다. 하지만 세 선수를 하나의 ‘동반 부진’으로만 묶으면 실제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이정후는 140경기를 소화하면서 주전 타자로 시즌을 보내고 있고 9월 들어 타율이 크게 떨어진 흐름이 문제다. 김하성은 시즌 전체 타율이 0.123으로 낮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타석 속에서 경기별 편차가 크다. 송성문은 타율 0.187과 함께 대수비 중심으로 줄어든 타격 기회까지 고려해야 한다.
슬럼프는 일정 기간 평소보다 경기력이 떨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하루 무안타만으로 세 선수 모두를 슬럼프라고 단정하기는 빠르다. 특히 선수마다 시즌에서 맡고 있는 역할과 타석 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시즌 종료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정후에게는 9월 타격감을 되찾는 과정이 중요하고, 김하성에게는 남은 선발 기회에서 공격 생산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송성문은 제한된 출전 속에서도 다음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나는 오히려 같은 날 세 선수가 모두 무안타를 기록했다는 사실보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세 선수의 방향이 얼마나 달라질지가 더 궁금하다. 같은 ‘무안타’라도 이정후에게 필요한 한 방과 김하성에게 필요한 한 방, 송성문에게 필요한 한 방의 의미는 전혀 다르다. 시즌 막판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을 볼 때는 타율 하나보다는 현재 어떤 역할에서 어떤 기회를 받고 있는지를 함께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