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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KBO리그 선두 KT 위즈가 9월 15일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만난다. 경기 시작은 오후 6시 30분이며 KT는 고영표, 한화는 왕옌청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현재 두 팀의 분위기는 상당히 다르다. KT는 75승 3무 46패로 1위를 달리면서 6연승을 이어가고 있고, 한화는 54승 3무 68패로 7위에 머문 가운데 최근 3연패에 빠졌다. 시즌 상대전적에서도 KT가 한화를 상대로 11승 3패를 기록하고 있어 객관적인 흐름은 KT 쪽으로 기울어 있다.
하지만 이번 경기를 단순히 1위와 7위의 맞대결로만 보기에는 이야깃거리가 많다. KT에는 삼성과 벌이고 있는 정규시즌 1위 경쟁이 걸려 있고, 한화 선발 왕옌청에게는 아시안게임 대만 대표팀 합류 전 마지막 등판이다. 한화는 문현빈과 노시환까지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으로 전력에서 빠진 상태다. 내가 이번 경기를 흥미롭게 보는 이유도 두 팀이 같은 1승을 놓고 완전히 다른 상황에서 만난다는 점이다. KT에는 선두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1승이고, 한화에는 연패를 끊으면서 왕옌청을 대표팀으로 보내고 싶은 경기다.
고영표가 다시 선두 수성의 중심에 선다
KT 선발 고영표는 최근 등판에서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줬다. 9월 9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7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고 KT는 2-0으로 승리했다. 당시 삼성과 KT의 선두 경쟁이 승률 0.001 차이까지 좁혀져 있었기 때문에 고영표의 7이닝 무실점은 단순한 개인 호투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KT는 이후에도 연승을 이어가면서 현재 삼성에 2경기 앞선 단독 선두까지 올라섰다.
고영표의 장점은 타자를 힘으로 압도하는 유형과는 조금 다르다. 스트라이크존 주변을 정교하게 공략하면서 땅볼을 유도하고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투수다. 특히 체인지업을 활용해 타자의 타이밍을 흔드는 능력이 좋다. 체인지업은 빠른 공과 비슷한 투구 동작에서 상대적으로 느리게 들어오는 변화구로, 타자가 빠른 공을 예상하고 스윙을 시작했을 때 타이밍을 빼앗는 데 효과적이다.
시즌 막판에는 이런 유형의 선발투수가 더 중요해진다. 불펜 투수들은 이미 많은 경기를 소화한 상태이고 하루하루 순위 싸움이 이어지기 때문에 선발이 6~7이닝을 책임지면 다음 경기 운영까지 편해진다. 특히 KT는 지금 한 경기의 승패가 삼성과의 선두 경쟁에 그대로 연결되는 상황이다.
내가 KT 입장에서 가장 먼저 보고 싶은 것도 고영표가 몇 이닝을 책임지느냐다. 최근 삼성전처럼 7이닝 안팎을 막아준다면 KT가 원하는 경기 흐름으로 갈 가능성이 커진다. 반대로 한화가 초반부터 고영표의 투구 수를 늘리고 빠르게 불펜을 끌어낸다면 예상보다 복잡한 경기가 될 수 있다.
왕옌청, 한화를 잠시 떠나기 전 마지막 등판
한화에서는 왕옌청이 선발로 나선다. 이번 경기가 특별한 이유는 왕옌청이 아시안게임 대만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 치르는 마지막 KBO 등판이기 때문이다. 왕옌청은 올 시즌 25경기에서 129⅔이닝을 던지며 11승 5패,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하고 있다. 한화 선발진에서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켜온 투수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의 이탈은 시즌 막판 한화 마운드에도 적지 않은 변화다.
최근 등판 내용도 좋았다. 왕옌청은 9월 9일 LG전에서 6이닝 7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승리투수가 됐다. 폐렴 증세로 휴식을 취한 뒤 복귀했지만 바로 긴 이닝을 소화하면서 컨디션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제 상대는 리그 선두 KT다.
왕옌청에게 이번 경기는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KBO에서 시즌을 보내다가 국가대표 유니폼으로 갈아입기 직전 치르는 경기이고, 상대가 올 시즌 한화에 유독 강했던 KT다. 한화가 KT를 상대로 시즌 3승 11패에 그치고 있다는 점까지 생각하면 왕옌청이 초반부터 무너지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는 한화가 이 경기에서 이변을 만들려면 왕옌청이 최소 6회 정도까지 버텨주는 그림이 필요하다고 본다. KT 타선을 상대로 초반부터 많은 실점을 허용하면 현재 한화의 타선 구성으로 따라가는 경기는 상당히 부담스럽다. 반대로 5~6회까지 1~2점 안쪽의 승부를 유지한다면 홈경기라는 점까지 더해져 경기 후반에는 다른 흐름이 만들어질 수 있다.
문현빈과 노시환이 없는 한화 타선
한화가 이번 경기에서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타선이다.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문현빈과 노시환이 14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두 선수는 한화 타선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던 만큼 단순히 두 자리를 다른 선수로 채우는 것만으로 같은 공격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고영표처럼 경기 운영 능력이 좋은 투수를 상대할 때는 한 번 찾아온 득점 기회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중심타선에서 해결해주던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는 출루 이후 진루타와 적시타를 연결하는 과정이 더 중요해진다. 득점권은 주자가 2루 또는 3루에 있어 안타 하나로 득점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을 뜻한다. 이런 기회를 몇 번이나 만들고 실제 점수로 연결하느냐가 한화의 승부를 좌우할 수 있다.
한화의 최근 흐름도 좋지는 않다. 9연패를 끊은 뒤 5연승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는 듯했지만 다시 3연패에 빠졌다. 시즌 막판에는 연승과 연패가 반복되면서 팀 분위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여기에 주축 타자들의 대표팀 차출까지 겹쳤다.
그렇다고 한화가 처음부터 불리하다고 생각하고 경기를 운영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부담은 KT 쪽이 더 클 수도 있다. 한화는 현실적으로 순위 경쟁보다 남은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중요해진 반면 KT는 매 경기 삼성의 결과까지 신경 써야 한다. 내가 한화라면 경기 초반부터 무리하게 큰 점수를 노리기보다 고영표에게 최대한 많은 공을 던지게 하면서 한 번의 기회를 기다리는 쪽을 택할 것 같다.
KT의 7연승인가, 한화의 연패 탈출인가
현재 전력과 흐름만 놓고 보면 KT가 앞서 있다. 6연승을 달리고 있는 선두팀이고 올 시즌 한화와의 맞대결에서도 11승 3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선발 고영표 역시 직전 삼성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좋은 투구를 했다. 반면 한화는 3연패에 빠져 있고 문현빈과 노시환이라는 주축 타자까지 빠졌다.
하지만 야구는 한 경기만 놓고 보면 선발투수의 영향력이 상당히 큰 종목이다. 왕옌청 역시 시즌 11승을 기록했고 직전 LG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결국 두 선발이 경기 초반을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 예상보다 팽팽한 투수전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다.
KT 입장에서는 이번 한화전을 잡으면 7연승이다. 무엇보다 2위 삼성과의 2경기 차를 최소한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정규시즌 우승팀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기 때문에 지금 KT가 지키고 있는 1위의 가치는 상당히 크다. 남은 경기 수가 줄어들수록 삼성에는 추격할 시간이 줄고 KT에는 현재의 격차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유리해진다.
한화에는 반대의 의미가 있다. 3연패를 끊어야 하고 왕옌청이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등판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왕옌청이 좋은 투구를 하고 승리까지 챙긴다면 한화 입장에서는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어수선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한 번 정리할 수 있다.
나는 이번 경기에서 승패와 함께 첫 3이닝을 유심히 보고 싶다. 한화가 고영표를 상대로 먼저 점수를 만들고 왕옌청이 KT 타선을 막아낸다면 경기 전 예상과 전혀 다른 흐름이 나올 수 있다. 반대로 KT가 초반부터 왕옌청을 공략한다면 현재 한화 타선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추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9월 15일 KT와 한화의 맞대결은 선두와 7위의 경기지만 두 팀 모두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1승을 원한다. KT는 6연승의 기세를 이어가면서 삼성과의 선두 경쟁에서 한 발 더 달아나려 하고, 한화는 왕옌청의 마지막 등판에서 3연패를 끝내려 한다. 기록만 보면 KT 쪽으로 무게가 기울지만 나는 왕옌청이 어느 정도까지 버티느냐에 따라 경기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결국 고영표와 왕옌청, 두 선발투수가 만들어낼 초반 흐름이 오늘 대전 경기의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