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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의 상승세가 쉽게 멈추지 않고 있다. LG는 9월 2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하며 7연승을 이어갔다. 경기 흐름만 보면 결코 편한 승리는 아니었다. LG가 먼저 이재원의 투런 홈런으로 앞서갔지만 한화가 중반에 3점을 뽑아 경기를 뒤집었다. 그러나 LG는 다시 동점을 만든 뒤 문정빈의 적시타로 경기를 재역전했고, 마지막까지 한 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내가 이번 경기를 보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부분은 단순히 LG가 7연승을 기록했다는 결과가 아니었다. 2-0으로 앞서다가 2-3으로 역전을 허용했는데도 경기 흐름을 완전히 내주지 않았다. 시즌 막판 순위 경쟁에서는 이런 경기가 의외로 중요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압도해서 이기는 경기보다 한 번 상대에게 분위기를 빼앗긴 뒤 다시 가져오는 경기가 선수단 전체에 더 큰 자신감을 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이재원의 장타가 먼저 흐름을 만들었다

LG가 먼저 점수를 만든 장면은 이재원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재원은 상대 투수의 공을 제대로 받아쳐 잠실 외야 담장을 훌쩍 넘기는 투런 홈런을 기록했다. 잠실구장은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외야가 넓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단순히 홈런 숫자만 보는 것보다 타구의 질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이재원의 타구는 맞는 순간부터 힘이 제대로 실렸고, LG가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이재원은 최근 경기에서 장타 생산력이 눈에 띄게 올라오고 있다. 야구에서 장타율은 타자가 안타를 얼마나 많이 치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2루타, 3루타, 홈런처럼 한 번의 타격으로 얼마나 많은 베이스를 얻었는지를 반영하는 기록이다. 쉽게 말하면 한 번의 타석에서 상대에게 얼마나 큰 피해를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라고 보면 된다. 이재원처럼 홈런을 만들어낼 수 있는 타자가 타선에 있으면 연속 안타가 나오지 않더라도 한 번의 스윙으로 점수를 만들 수 있다.

내가 보기에는 현재 LG 타선에서 이재원의 역할도 바로 이 부분에 있다. 매 경기 3안타, 4안타를 기록해야 하는 타자가 아니라 상대 투수가 한 번 실투했을 때 그 공을 놓치지 않고 경기 결과를 바꿀 수 있는 타자다. 시즌이 막바지로 갈수록 투수들의 집중력도 높아지고 득점 기회 자체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출루 능력뿐 아니라 장타 한 방을 만들어낼 수 있는 타자의 존재가 더욱 커진다.

LG가 앞으로 순위 경쟁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도 이재원의 장타는 중요한 요소다. 중심타선 몇 명에게만 홈런과 타점을 의존하면 상대 배터리 입장에서도 승부 방법을 정하기 쉽다. 반대로 타선 중간과 하위에서도 언제든 장타가 나올 수 있다면 투수 입장에서는 쉬어갈 타순이 줄어든다. 이재원의 최근 타격이 LG에게 반가운 이유가 단순히 홈런 숫자 하나 때문만은 아니다.

역전을 허용한 뒤 바로 따라붙은 공격

LG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초반 리드를 잡은 뒤 한화에 연속 출루를 허용하면서 경기가 뒤집혔고, 2-3으로 끌려가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야구에서 한 이닝에 분위기가 크게 변하는 경우는 흔하다. 특히 선두타자가 출루하고 수비 실수나 볼넷까지 겹치기 시작하면 투수가 받는 압박도 커진다. LG 역시 이 과정에서 상대에게 흐름을 넘겨줬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LG 타선의 반응이었다. 역전을 허용했다고 해서 공격이 급해지지 않았다. 주자가 나간 뒤 무리하게 큰 타구만 노리기보다는 필요한 상황에서 안타를 연결했고 결국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문정빈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다시 LG가 한 점 차 리드를 잡았다.

야구에서 적시타는 주자가 득점할 수 있는 상황에서 타점을 만들어내는 안타를 뜻한다. 기록상으로는 안타 하나지만 경기 상황에 따라 가치는 크게 달라진다. 이미 크게 앞서 있는 상황에서 나오는 안타와 3-3 동점에서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안타는 경기에서 느껴지는 무게가 다르다. 문정빈의 타격은 후자였다.

내가 이번 경기에서 LG의 7연승보다 더 긍정적으로 본 장면도 여기였다. 연승을 길게 이어가는 팀은 모든 경기에서 완벽하게 플레이하지 않는다. 오히려 선발이 흔들리거나 수비에서 실수가 나오거나 상대에게 먼저 역전을 허용하는 경기도 반드시 생긴다. 그때 다시 점수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LG는 이번 경기에서 바로 그 모습을 보여줬다.

타선 전체가 상대를 압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점수를 냈다. 장기 레이스에서는 이것도 중요한 능력이다. 시즌 초반에는 경기 내용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다음 경기에서 만회할 시간이 충분하지만 시즌 막판은 다르다. 한 경기의 승패가 순위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 자체가 중요해진다.

한 점 차를 지켜낸 불펜의 힘

LG가 다시 리드를 잡은 뒤에는 불펜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한 점 차 경기는 언제든 안타 하나와 장타 하나로 뒤집힐 수 있다. 특히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상대 역시 대타와 대주자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투수 입장에서 쉬운 상황은 아니다. LG 불펜은 이러한 압박 속에서도 추가 실점을 막아내면서 마지막까지 리드를 유지했다.

이 과정에서 자주 등장하는 용어가 홀드세이브다. 홀드는 경기 후반 리드 상황에서 등판한 구원투수가 리드를 유지하고 다음 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겼을 때 기록되는 수치다. 세이브는 일정 조건의 리드 상황에서 마지막 투수가 경기를 끝까지 지켰을 때 기록된다. 쉽게 말하면 홀드는 승리를 이어주는 역할이고, 세이브는 승리를 최종적으로 닫는 역할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한 점 차 경기를 잡기 위해서는 특정 마무리 투수 한 명만 잘 던져서는 부족하다. 선발이 내려간 뒤 6회, 7회, 8회를 담당하는 투수들이 차례대로 버텨줘야 마지막 투수에게 리드 상황을 넘길 수 있다. 그래서 강한 팀을 평가할 때 선발투수의 평균자책점이나 중심타자의 홈런 숫자만큼이나 불펜의 안정성을 중요하게 보는 경우가 많다.

내가 LG의 최근 상승세를 볼 때 타격만큼 불펜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도 같다. 타선은 매일 많은 점수를 낼 수 없다. 상대 선발이 좋은 날에는 두세 점밖에 뽑지 못하는 경기도 생긴다. 그런 경기에서 승리를 만들려면 결국 투수진이 한 점을 지켜줘야 한다. 이번 한화전도 LG가 크게 앞서면서 여유 있게 마무리한 경기가 아니라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경기였다.

이런 승리가 계속 쌓이면 선수들이 경기 후반 리드 상황에서 느끼는 안정감도 달라질 수 있다. 타자들은 두세 점만 만들어도 투수들이 지켜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고, 투수들은 타선이 다시 점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설 수 있다. 연승이 길어지는 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선순환이다.

LG의 7연승, 숫자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7연승이라는 숫자는 분명 눈에 띈다. 하지만 연승 기록만 놓고 LG의 현재 상태를 판단하면 이번 경기에서 중요한 부분을 놓칠 수 있다. LG는 이 경기에서 먼저 앞섰고, 역전을 허용했으며, 다시 동점을 만든 뒤 재역전에 성공했다. 경기 안에서 좋았던 흐름과 좋지 않았던 흐름을 모두 경험하고도 마지막에는 승리를 가져왔다.

정규시즌 막판에는 매 경기 결과의 무게가 커진다.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팀들은 단순히 승률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경쟁 팀보다 한 경기라도 더 이겨야 한다. 한 번 연패에 빠지면 순위가 빠르게 내려갈 수 있는 반면 연승을 만들어내면 짧은 기간에도 경쟁 구도를 바꿀 수 있다. LG의 7연승도 이런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다만 연승이 길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볼 필요는 없다. 이번 경기에서도 한 번의 이닝에서 여러 주자를 내보내면서 리드를 허용했다. 시즌 막판 강한 상대를 만나면 이런 작은 흔들림이 그대로 패배로 연결될 수도 있다. 앞으로 LG가 확인해야 할 것은 연승 숫자를 얼마나 길게 늘리느냐보다 경기 중 위기 상황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다.

나는 이번 LG의 4-3 승리가 대승보다 오히려 현재 팀 상태를 확인하기 좋은 경기였다고 본다. 이재원이 장타로 먼저 분위기를 만들었고, 역전을 허용한 뒤 타선이 다시 점수를 냈으며, 마지막에는 투수진이 한 점을 지켰다. 한 명이 경기를 혼자 끌고 간 것이 아니라 각 역할에서 필요한 플레이가 이어졌다.

이제 LG에게 중요한 것은 연승 기록 자체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다. 시즌 마지막까지 지금처럼 접전에서 승리를 가져오는 힘을 유지해야 한다. 큰 점수 차 승리는 하루의 분위기를 좋게 만들 수 있지만 순위 싸움에서는 10-0 승리도 4-3 승리도 똑같은 1승이다. 결국 시즌 막판에는 이런 한 점 차 경기를 얼마나 많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지가 순위를 결정하게 된다.